퇴사글

TL;DR 백수가 되었습니다.

퇴사글
TL;DR 백수가 되었습니다.

퇴사했습니다. 2년 전 a41 Ventures부터 현재의 a4x까지 처음부터 함께하던 회사의 여정에서 제가 먼저 내리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전 페이스북에 작성한 졸업식에 관한 게시글에서 졸업은 영어로 Commencement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제대로 된 시작이 있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끝이 있어야합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끝과 시작을 위해 회사를 시작했을 때부터 벼르고 벼르던 Why I joined a41을 글로 남겨 2년간의 a41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Why I joined a41

The Best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create it by ‘Well-founded research’.

제가 생각하던 이상적인 VC의 모습은 Paradigm이었습니다. Paradigm은 VC로서 본인들의 thesis를 항상 글로 표현하며 이를 바탕으로 연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해 왔습니다. 또한 업계에서 가장 frontier의 연구를 진행하고 이를 공개하여 다른 팀에서 패러다임의 리서치를 토대로 프로덕트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VC로서 가장 능동적인 모습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리서치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가장 이상적으로 보였습니다.

저는 블록체인은 금융 시스템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며 더 나아가서는 자유로운 개인들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기 위한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블록체인이 사용되기 위한 모든 과정에 대해서 리서치가 필수적이라고 믿기에 a41이 가장 완벽한 곳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a41에서 모든 의사결정을 ‘근거 있는 리서치’에 기반을 두고 전략적인 비즈니스를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한국에는 블록체인 R&D 회사가 필요하다.

디사이퍼에서 블록체인을 연구하면서 깨달았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블록체인을 연구하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블록체인 연구실도, R&D에 집중하던 회사도 적어 블록체인에 대해 더 알고 싶고 연구하고 싶어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블록체인을 사랑하고 연구하고 싶은 사람들이 함께 ‘근거 있는 리서치’를 진행하고, 완전히 새로운 연구에 참여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블록체인 연구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아도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마무리

a41 Ventures때 처음은 사람들을 도와 그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조금 더 욕심이 생겨 블록체인 인프라 스타트업으로 피봇하여 a4x에서 이를 좀 더 적극적으로 도우려고 노력했고 더 나아가서 프로덕트까지 빌딩하며 이제는 직접 미래를 만들어 가는 방향으로 점차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밟았습니다. 앞으로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모르겠지만 그 길을 응원합니다.

2년간 a41의 Eric으로 정신없이 달려왔습니다. 이제는 a41의 Eric이 아니기에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다른 존재로서의 적응이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당분간은 다음 도전과 또 새로운 도전을 위해 사람도 많이 만나고, 819랩스도 재정비하고, 운동도 하고, 여행도 다녀오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다시 한번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